딸이 쓰고 싶다던 키보드 앱, 그냥 제가 만들었어요 (키캡 키보드 키팝 개발기)
아이가 갖고 싶어 한 키캡 키보드 앱을 퇴근 후에 직접 만들게 된 이야기. 처음 정한 것, 중간에 갈아엎은 것, 끝까지 지킨 것을 적어 봤어요.
딸이 쓰고 싶다는 키보드 앱이 있었어요. 휴대폰 키보드를 알록달록한 키캡처럼 바꿔 주는 앱이었는데, 옆에서 같이 보다가 이 정도면 내가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키팝(Keypop)은 그렇게 시작했어요.
저는 회사 다니면서 퇴근하고 앱을 만드는 1인 개발자예요. 여기에는 키팝을 만들면서 고민했던 것들을 정리해 두려고 해요. 앱부터 보고 싶으면 앱스토어 키팝 페이지로 가면 돼요.

보기만 하는 키캡은 싫다고 해서
키캡 앱을 찾아보면 화면 속 키를 눌러서 소리만 듣는 장난감 같은 앱이 꽤 많아요. 딸이 원한 건 그게 아니었어요. 친구한테 메시지 보낼 때 쓰는 그 키보드가 예뻐지길 바랐죠. 그래서 처음부터 아이폰이랑 안드로이드에 실제로 설치되는 키보드로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일이 꽤 커졌어요. 아이폰 키보드는 Swift로, 안드로이드 키보드는 Kotlin으로 따로 만들고, 꾸미는 화면은 앱 하나에 모았어요. 키보드는 앱에서 저장한 디자인을 읽어서 그리는 구조예요.
한글이 어색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테마 키보드를 몇 개 써 보면 한글 입력이 묘하게 불편한 경우가 있어요. 받침이 다음 글자로 넘어가는 타이밍이라든지, 겹받침을 지울 때라든지요. 한글 조합은 세 플랫폼에 각각 구현해야 해서, 192가지 입력 상황을 만들어 놓고 셋이 똑같이 움직이는지 하나씩 맞췄어요.
자판은 두벌식 말고도 천지인이랑 단모음을 넣었어요. 손에 익은 자판이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지금은 영어를 포함해 29개 언어 가운데 세 개까지 골라서 키 하나로 바꿔 가며 쓸 수 있어요.

키팝 Keypop
내 폰에서 직접 쳐 보는 게 제일 빨라요
완성 테마를 다 버리고 다시 만든 이유
처음 버전은 제가 만든 디자인 중에서 고르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사람마다 원하는 게 정말 달랐어요. 하트 모양을 찾는 사람, 자기 사진을 넣고 싶은 사람, 소리만 조용하면 된다는 사람. 제가 테마를 아무리 만들어도 다 맞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1.0.3 버전에서 방향을 틀었어요. 모양, 색, 테두리, 배경, 소리를 각각 골라서 조합하는 편집기로요. 만드는 방법은 키캡 키보드 직접 만들기 글에 따로 적어 뒀어요.

이것만큼은 양보 안 했어요
키보드 앱은 내가 치는 글자를 전부 거쳐 가요. 아이가 쓸 거라 이 부분은 처음부터 정해 두고 시작했어요. 키팝 키보드는 입력한 내용을 저장하지도, 어디로 보내지도 않아요. 키보드 안에는 광고도 인터넷 연결 코드도 넣지 않았고, 로그인도 없어요.
설치할 때 나오는 "전체 접근 허용"이 무섭게 느껴졌다면 전체 접근 허용 설명 글을 한번 읽어 보세요.

혼자 쓰는 키보드에서 같이 노는 키보드로
만든 키보드는 장터에 올릴 수 있어요. 남이 만든 키보드에 하트를 누르면 즐겨찾기에 들어가고, 누르면 바로 내 키보드가 돼요. 이번 달부터는 키캡대회도 시작했어요. 11월 대회 이름은 "천하제일 키캡대회"이고 11월 30일까지 하트를 가장 많이 받은 분께 키팝 플러스 평생 이용권을 드려요.
키팝 Keypop
만든 키보드로 이번 달 대회에 나가 보세요
아직 고칠 것도, 넣고 싶은 것도 많아요. 업데이트할 때마다 여기에 이야기를 이어서 적을게요. 처음 설치하는 분은 아이폰 키보드 꾸미기부터 보시면 금방 따라 할 수 있어요.
써 보다가 불편한 점이 있으면 앱 설정의 문의하기나 고객지원 페이지로 알려 주세요. 다 읽고 있어요.
키팝 Key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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